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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일상다반사

『나 혼자 산다』 김대호 아나운서처럼 오래된 집 고치며 살기

by sunwoo9713 2023. 9. 4.

요즘 나 혼자 산다에 자주 얼굴을 비추는 김대호 아나운서의 삶의 방식이 참으로 반갑습니다. 아마도 남들이 보든 안보든 내 방식대로, 내 취향대로 살아왔던 그의 행보가 남들이 보기에는 나라면 저렇게 못했을 것 같은 모습들이라 신기하면서도 대단하게 느껴져서 대리만족하는 마음들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이야~ 대단하다~라고 말은 할 수 있지만, 김대호 아나운서처럼 살고 싶은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습니다.

오래된 주택을 개조해서 불편하게 생활하거나, 오래된 차를 타는 불편함을 요즘 사람들은 굳이 견디려 하지 않으니까요.

저는 나혼산을 보면서 묘한 동질감을 자주 느낍니다.

MBC 나 혼자 산다

후미진 동네의 오래되고 낡은 빌라. 엘리베이터 없음.

젊은 사람들은 선호하지 않아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대부분인 동네인데 4층은 어르신들이 비선호라 비어있던 집.

저는 계단을 오르내리는데 4층은 문제가 되지 않았고, 엘리베이터 없이 6층까지는 운동 삼아 괜찮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장을 보거나 무거운 물건을 들고 오르내릴 때는 숨이 턱까지 차기도 하고, 택배를 시키는 것이 미안할 때는 있지만, 그게 집을 고르는 데 큰 장애물은 아니었습니다.

무엇보다 앞이 탁 트여 시야에 가리는 건물이 없고 고요하다는 것에 마음을 뺏겼던 거 같아요.

원래는 저도 작은 주택을 사서 고쳐 살고 싶었는데 예산에 맞추자니 점점 더 시골로 들어가야 했고,

너무 시골 외진 곳에 여자 혼자 위험해서 안된다고 가족들이 너무 반대를 해서 절충한 곳이 바로 지금의 집입니다.

 

오래된 빌라다 보니, 수리를 안 할 수가 없었던 욕실과 싱크대, 도배는 새로 하고, 나머지는 살면서 조금씩 고쳐 쓰자 하는 생각으로 살고 있는데 저랑 비슷하게 살고 있는 사람을 보니 너무 반가웠답니다.

나의 취향은 언제나 별종 취급받는데 같은 종족을 보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었어요.ㅎ

김대호 아나운서에 비하면 저는 뭐 크게 주택을 개조해서 산다는 느낌은 아니지만, 오래된 빌라의 시그니처 체리몰딩을 그대로 살려서 빈티지하고 오래된 느낌 그대로 살고 있습니다.

페인트 칠 되어있는 목문은 사포로 싹 밀고 예쁜 색으로 칠하고 싶었는데 경칩을 분해하고 알았습니다. 목문이 얼마나 무거운지를.. 너무 무거워서 사포질 하러 옥상까지 들고 올라갈 수가 없어서 번쩍번쩍 에나멜칠이 된 채로 손잡이와 경첩만 교체해서 살고 있지요.

언젠가 저도 제 마음에 쏙 드는 조용한 시골 주택을 개조해서 소개해 드리는 날이 오기를..